이순신이 야전사령관이었다면 류성룡은 전쟁의 총지휘자였다 이 책은 그 지휘자에 관한 철저한 재조명이다 KBS 《징비록》 제작팀과 자문 교수들이 펼쳐내는 또 하나의 징비록, 그 못 다한 이...

혀는 요리사의 소설인 동시에 그의 관능적 사랑의 이야기다. 둘은 같은 뿌리를 가졌다. 혀는 요리사의 사랑의 소설인 동시에 증오의 소설이다. 이 둘 역시 같은 욕망의 뿌리를 가졌다._김화영(문학평론가, 불문학자)

그때 나는 버스 뒷자리에 서 있었는데 고개를 휘둘러보다가 출입구에서 두 번째 좌석에 앉아 있는 그 여자를 발견했다. 냄새는 바로 그 여자의 것이었다. 왜 미친 여자들은 대체로 머리에 꽃을 ...

열일곱의 소녀와 스물아홉의 여인이 만났다. 단 한번의 만남으로 평생을 지울수 없는 추억을 만든 그들. 새로 태어난 여인의 귀와 이제야 보금자리에 든 소녀를 위해 축제를 연다. 그 축제 속...

김수정. 서른네 살. 상의, 밤색 재킷. 하의, 보라색 치마. 신발, 흰색 구두. 연락 주신 분 후사함. 명함판만한 흑백사진은 틀림없이 옥주였다. 옥주는 입술을 길게 벌린 채 약간 웃고 있다. 가...

…… 이상해. 뭐가. 잠이 안 오는 게 아니라 잠들기 싫은 거 같어. 못 깨어날까봐. 닭 비린내 같은 것이 훅 끼쳐왔다. 어쩌면 그것은 비린내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공연히 코를...

여보세요…… 여보세요, 선부야, 선부야…… ……. 선부야, 나다 엄마야, 듣고 있니……? 선부야 선부야……. ……. 그녀의 내장을 다 토해내는 듯한 뜨겁고도 길다가 오열의 소리가 들리기 전...

그날 번역원고를 들고 출판사에 온 그 여자를 우연히 만나 여러 사람들과 술자리에 어울렸을 때에도 그를 휘감은 것은 저항할 수 없는 사랑의 예감 따위가 아니었다. 차라리 그 예감은 불길하기...

세상을 12자, 8자 통유리로 들여다보고 이해하기까지…… 지나치게 많은 시간들이 필요했다. 그것은 어쩌면 삶과의 전의(戰意)를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단 한번도 내...

마냥 피하기만 하면 어떡해요, 그런다고 뭐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면서. 숟가락을 거실 바 닥으로 집어던지면서 엄마에게 악을 썼다. 그래도 엄마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나 역시 아 래층 전화에...

새로운 시대의 문학을 이끌어갈 무서운 작가 조경란의 첫 창작집. 우리 시대의 새로운 소설문법의 징후와 닿아 있는 소설. 탄탄한 구성과 섬세한 문체를 바탕으로 미묘한 인간관계의 내면과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