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글]나는 나의 기억력을 과소평가했다는 것을 알았다. 기억력이라는 게 이렇게도 질기고 질길 줄 몰랐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인데도 한 순간에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다 잊었다고 믿고 싶었던 기억들과 가슴을 설레게 했던 기억들이 흘러나왔다. 빛바래지 않은 채 멀쩡하게 살아나서.
『개와 마녀의 시간』은 아직 미혼인 남녀가 자식 같은 개를 기르면서 가족을 간접 체험하는 이야기다. 아버지에게 버려진 상처를 안고 있는 ‘온소라‘와 어머니에게 버려진 후 마음을 닫아버린 ‘서겸‘이 그들의 삶의 유일한 기쁨인 개 ‘컹컹‘에게서 가족의 따뜻함과 사랑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