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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인 것은 이제 환자라는 걸 즐기는 지경까지 왔다는 것이다”
100만 크리에이터 ‘빵먹다살찐떡’, 양유진이
처음 고백하는 난치병 ‘루푸스’ 투병
오롯한 진심으로 당신에게 건네는 유쾌하고 담백한 응원
◎ 도서 소개
누군가의 오랜 아픔을 마주하는 일이 이토록 환하고 유쾌할 수 있을까? 마냥 해맑게 자랐을 것만 같았던 크리에이터 ‘빵먹다살찐떡’ 양유진의 첫 투병 고백 이야기다. 틱톡과 유튜브 채널 ‘빵먹다살찐떡’으로 수많은 이들에게 다정한 웃음을 선사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마음속에 꼭꼭 숨겨두었던, 난치병 ‘루푸스’(만성 자가면역 질환) 투병을 고백한다. 작은 방에서 홀로 찍었던 영상이 많은 이들에게 닿아 100만이 넘는 구독자를 모으기까지 괜스레 이야기하지 못했던 지난날의 아픔을 책에 조심스럽게 담아냈다.
10년 동안 난치병 환자로 살아오며 생사의 갈림길마다 자신을 일으켜 세운 사람들의 털털하고도 다정한 사랑이 저자가 이 책을 쓰게 한 동기다. 남모를 아픔으로 남들과 조금은 다른 길을 가야 했던 어린 날, 삶의 곳곳에서 나타나 삶의 방향과 태도를 가르쳐준 사람들을 위해, 또 자신이 받은 응원을 누군가에게 다시 돌려주기 위해, 저자는 용기를 내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갑자기 불쑥 꺼낸 진지한 이야기에 멋쩍은 분위기가 될까 봐, 인기를 얻었다고 책을 내는 모양이 될까 봐, ‘빵떡’ 양유진은 밤을 지새우며 글자를 지우고 또 지우며 한 글자씩 꾹꾹 눌러 자신의 진심을 담았다.
그 진심 가득한 이야기들 속에서, 저자의 내면에 섬세하게 자리 잡은 수많은 사람이 선명하게 기록된다. 고층 항암 병동에서 입원했을 때 마주한 ‘갱스터 할머니’에게 꿋꿋한 삶의 태도를 배우고, 여행 중에 만난 동네 할아버지에게 고민의 힌트를 얻는다. 결국 살아갈 힘을 주는 것은 사람이라는 것을, 그 사람들과 함께 만든 꿈이라는 것을, 그 꿈을 통해 사람들과 함께 웃는 웃음이라는 것을, 이 책은 담백하고 진솔하게 당신에게 슬쩍 건넨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의 아픔에 대한 고백일 뿐 아니라, ‘나’를 살게 한 수많은 얼굴에 대한 기록이다.
◎ 본문 중에서
이 루푸스라는 친절한 친구는 내 인생의 모든 중요한 순간에 타격을 주었다. 내 발목을 잡았고 실패라는 결과를 손에 쥐여주었다. 처음 병을 알았을 때처럼 매번 아무렇지 않게 극복하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유쾌하고 조금은 괴짜 같은 긍정적인 내 성격이 나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 생각의 전환, 그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진짜 큰일이 났을 때 조금만 비틀어 생각해보자고 마음먹는다.
【인생이 너무 일찍 바나나를 주더라_22쪽】
아픈 사람이라는 사실 이외에도 아직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부분이 많다. 들여다보지 않은 부분들도 있고, 알지만 애써 외면한 부분도 있다. 사람들에게는 그저 털털하고 쿨한 ‘쾌녀’처럼 보이지만 사실 나에겐 아직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 주지 않기 위해, 또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어 힘차게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나는 계속 노력할 것이다.
【온전히 받아들인 내 안의 환자분_47쪽】
항암 병동의 한 병실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공감하며 조금은 홀가분하게 혹은 조금이라도 괜찮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각자의 모양이 있듯이 나도 나만의 조금 특별한 모양이 있을 뿐,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 또한 배웠다. 다시 우리 갱스터 할머니를 마주하는 날이 온다면 할머니의 방식에 맞춰 도움을 드리고 싶다.
【고층 입원실의 갱스터 할머니_57쪽】
그분들의 이야기는 아직 중학생인 내가 소화하기엔 많이 무거웠다. 처음에는 괜히 엿듣는 것 같아 집중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크게 와닿는 통에 나중에는 아예 새겨듣는 지경에 이르렀다. 매일 선배님들의 레전드 인생 스토리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저 내성적이에요’를 대놓고 표현했던 침대 커튼 안에서 대선배님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조용히 울고 웃고 배우고 느끼고 깨달았다.
【내 자식들에게 트월킹을 가르쳐주는 꿈일지라도_80쪽】
주변의 나와 같은 루푸스 환우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나처럼 많이 지쳐 보였다. 초점 없이 한숨만 내쉬고 있는 내 또래의 한 분이 유독 눈에 새겨지며 내가 배우를 하고자 마음먹은 이유가 떠올랐다. 힘들었을 때 많은 작품을 보며 위로받고 버텼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해주고 싶었다. 지친 사람들에게 나의 유쾌함으로 위로를 건네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던 것이다.
【배우를 향한 작고 소중한 초심_88쪽】
꽤나 여유를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아플 때면 한계를 마주하고 잠시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내 극복할 수 있는 것은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유를 끊임없이 되새기기 때문이다. 나처럼 아프고 힘들거나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을 웃게 하려는 내 마음이 늘 분명하면 금방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사람을 한순간에 아이처럼 기쁘게 하기도 하고 초라하게 하기도 하는 이 꿈, 참 요망하고 매력 있다.
【나를 웃기고 울리는 이놈의 요망한 꿈,_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