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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기억극장

기억극장
  • 저자김은산 이갑철
  • 출판사아트북스
  • 출판년2018-01-23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2-06)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모바일에서만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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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부모』 『애완의 시대』 등의 저작을 통해 한국사회를 분석해온 작가 김은산이 사진가 이갑철의 1980년대 흑백사진들을 통해 지나간 우리의 시간, 우리 자신의 역사를 되돌아본다. 『기억극장』은 우연히 마주친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된다. 사진은 비오는 바닷가에서 먼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포착한 이갑철의 1979년 사진으로, 지은이는 주문에 이끌리듯 3년 전 세월호에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과 그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떠올렸다고 고백한다. 시간을 뛰어넘어 우리 앞에 도착한 제주 사진에 이끌려 지은이는 이갑철의 1980년대 작업으로 다가가 사진과 기억의 문제를 탐구하려 한다. 지금, 우리에게 당도한 과거의 사진이 건네는 말이 무엇인지 귀 기울여보려 한다. 그사이 얼마나 시간이 흘렀으며 우리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우리가 깨달아야할 것은 무엇이고 기억해야할 것은 무엇인지. 망각될 수 없는 세월은 무엇인지. 어떤 세월이 우리를 다시 바다로 이끈 것인지.





    “삶은 사진을 닮아갔다”

    흑백사진 속, 묻어둔 시간을 찾아서



    우비를 입은 사람들이 먼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사진가 이갑철이 1979년 제주에서 찍은 사진이다. 무언가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뒷모습. 이 책의 지은이는 우연히 마주친 이 사진을 예사로이 보고 지나치지 못한다. 바다, 그것도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이 가려던 그곳, 제주에서 찍은 사진이라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2014년 4월의 그날 이후 우리는 이 사진에 30여 년 후에 일어난 다른 사건을 겹쳐 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사진은 어떤 전조 같았다. 우리가 맞게 될 삶을 예견했고, 삶은 사진을 닮아갔다. 또 다른 시간, 또 다른 항구에서 돌아오지 못한 사람을 기다리며 바다 곁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 역시 또 다른 시간, 또 다른 장소에서 그해 봄 바다와 마주쳤다. 우리도 그 바다를 떠나지 못했다.” _「프롤로그」에서



    지은이는 이 사진과 소설가 조세희가 1980년 광주 이후에 “슬프고 겁에 질린 사람들을 위”해 쓴 책(『침묵의 뿌리』)에 이끌려 이 책을 썼다. 사진은 아픈 기억을 건드려 책을 써야겠다는 동기를 제공해주었고 책은 그러한 글쓰기의 전범이 되었던 셈이다. 그리하여 지은이는 사진가 이갑철이 1980년대에 찍은 사진들을 찬찬히 살펴보며 기억에 관해, 결국에는 그 기억이 축적되어 만들어낸 오늘 우리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진과 기억이 시간에 저항하면서 우리에게 되돌려주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추상적이고, 물리적인 ‘시간’도, 우리를 짓눌렀던 ‘시대’도, 무정하게 흘려보낸 ‘세월’도 아니다. 우리가 버려두고 돌보지 않은 시간, 우리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지만, 결코 그 순간 깨닫지 못했던 이야기들, 바로 우리 자신이다.”



    과거의 사진이 현재를 소환하고, 과거의 기억이 현재의 사건과 중첩된다. 이국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흑백사진들은 그러나 기묘하게도 우리의 오늘과 연결되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것은 우리가 잊고자 했지만 끈질기게 되살아난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과거의 사진이 자꾸 오늘의 현실을 환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 모든 과거가 제대로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 결국 이 사진들을 통해 지은이는 눈 돌리지 말고 제대로 바라봄으로써 앞으로 한 발 나아가고자 하는 소망을 투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억과 감정을 증언하는 사진들



    이 책에 수록된 사진들은 대체로 ‘타인의 땅’이라는 제목으로 묶인 1985년부터 1990년 사이에 찍힌 사진가 이갑철의 작품들이다. 이갑철은 이 연작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1985년부터 1990년까지 ‘타인의 땅’을 찍던 기간은 개인들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가 엄청난 변화를 겪던 시기이기도 했다.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하여 단기간에 도시의 외관이 바뀌었고, 외형적 변화 외에도 기존의 관습과 인습 등 많은 것들이 흔들렸다. 나는 이 과도한 시절을 통과하는 중이었고, 사진기라는 눈을 하나 더 가진 목격자였다.” _『타인의 땅』(열화당, 2016) 서문에서



    이갑철의 카메라는 날카롭다. 그는 우리가 망각으로 이끌려 들어가기 직전의 순간을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 포착한다. 콘트라스트가 강한 그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어딘가 모르게 불편해진다. 그 불편함의 정체는 무엇일까. 지은이가 지적하듯 그의 1980년대 사진이 우리 앞에 들이미는 것은 기록으로서의 역사가 아니다. “그의 사진은 과거의 파편에 가깝다. 프레임으로 잘려버린, 파편화된 조각들. 우리에게 닥친 그 무엇으로 인해 조각나버린 시간들. 파괴된 이야기, 직면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의 조각들”이다. 이갑철의 카메라는 ‘사건’을 기록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인의 정서와 감정의 목격자이며, 그의 사진은 기억과 감정의 증언이다.

    이갑철의 사진에 얹힌 글들은 한편으로는 지은이의 자서전이면서 우리 각자의 초상이 되기도 한다. 책은 영화 「곡성」에서 본 듯한 낡고 곧 허물어질 것 같은 오래된 집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오래전 떠나 온 이 집은 황급히 치우고 묻어버린 우리 자신의 기억, 과거, 역사의 상징물이다. 이갑철의 사진을 바탕으로 그 시대의 풍경을 묘사하던 글은 지은이 자신의 존재를 가능하게 한 가족의 탄생, 어린 시절 이야기, 또 성인이 된 후 겪은 몇 가지 소소한 에피소드들로 이어진다. 그러나 글은 개인적인 이야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가 겹치고 개인적인 것과 집단의 기억이 섞여 들어간다.

    결국 묻어버린 기억을 파헤쳐 진실을 마주하는 것, 그것이 이 책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이자 주제다. 세월호는 전 국민에게 트라우마를 안긴 거대한 재난이었지만, 그 사건과 그 이후 일어난 일들은 과거에 일어난 일들의 반복이라 기시감마저 들 정도였다. 한 시인이 말한 것처럼 “앞으로 달려온 줄만 알았더니 제자리에서 선 뜀박질”이었던 것이다.

    『기억극장』은 사진을 매개로 벌어지는 일종의 심리극이기도 하다. 이갑철의 1980년대 사진을 한 장씩 꺼내어 보여주면서 지은이는 거기에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하나씩 털어놓는다. 사진을 보고 그 이야기를 들으며 독자들 또한 자신의 기억을 겹쳐놓게 된다. 그 과정에서 어쩌면 우리는 “죽어 있던 마음들이 조금씩 되살아나”는 것을 느끼고 “새로운 시간이 만들어지”는 희망을 꿈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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