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인명이 있다면 땅에는 지명이 있다. 사람의 이름이 한 인간의 아이덴티티와 역사를 담보하고 있다면, 마찬가지로 땅의 이름도 그 지역의 특수성과 역사를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인류 문명의 시발점이 땅이기 때문에 지명 자체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나타내는 상징이자 기호이다. 지명은 한 번 정해지면 좀처럼 변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물론 환경이 변화하거나 다른 문화가 유입되면 과거 지명은 변화 혹은 소멸되고, 새로운 형태의 지명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지명은 역사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라고 말한다.
이 책은 지명에 대한 언어적인 단순한 접근보다 지리적 환경과 민족, 문화 등 다양한 각도에서 지명의 유래와 역사를 풀어내 해설한다. 특히 풍부한 지도 자료를 활용하여 지명이 탄생한 유래와 변화를 추적하는 과정은 한 권의 역사책을 읽는 것처럼 흥미롭다. 이처럼 지도를 통해 지명의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즐거운 시간여행을 경험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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