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발푸르기스의 밤」은 동숭동 연극판을 배경으로 해서 인간의 삶과 사랑의 비극적인 본질 그 처참한 이면을 극단적으로 탐구해본 작품이다. 언뜻 보면 '한 여배우의 비극적인 인생 역정'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볼 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테마와 창작 의도는 연극보다 더 연극적이고 신화보다 더 신화적일 수도 있는 우리의 삶과 무의식 그 깊고 어두운 곳에 잠재되어 있는 사랑에 대한 환상과 욕망의 실체를 여과없이 드러내 보여주는 데 있다.
'발푸르기스의 밤'이라고 하면 5월제(Mayday)의 전야제 즉, 4월 30일 밤에서 5월 1일 새벽 사이에 중부 독일의 브로켄산에서 벌어진다는 온갖 요정과 마녀들의 축제를 말한다.
소설 「발푸르기스의 밤」이 상징하고 있는 이미지는 인간 내면의 어두운 면 즉 욕망과 집착, 공포 그리고 애증이라 해서 사랑과 한 묶음으로 이해되는 증오 혹은 그와 유사한 개념인 저주와 죄의식으로 신화와 고전 비극 그리고 니체의 잠언 등이 작중 배경과 밀접하게 맞물려 돌아가게 함으로써 읽다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삶과 사랑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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