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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검은 사슴 (한국문학전집 024)

검은 사슴 (한국문학전집 024)
  • 저자한강
  • 출판사문학동네
  • 출판년2018-01-08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2-06)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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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련되고 충격적인 이미지, 우아하고 힘있는 묘사, 그것들을 하나로 꿰는 견고한 서사를 바탕으로 등단 이후 줄곧 문단과 독자들에게 강렬한 독서 체험을 선사해준 작가 한강의 첫 장편소설. 치밀하고 빈틈없는 서사와 깊은 울림을 주는 시적인 문장들로 출간 당시 "한 젊은 마이스터의 탄생을 예감케 한다"는 찬사를 받았다. 다시 세상 밖으로 돌아나오지 못하더라도 심연 속으로 발을 내딛는 소설 속 인물들의 여정에서 우리는 역설적으로 어둠이 아닌 빛을 따라가는 경험을 하게 될지 모른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024

    한강 장편소설 검은 사슴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제24권은, 세련되고 충격적인 이미지, 우아하고 힘있는 묘사, 그것들을 하나로 꿰는 견고한 서사를 바탕으로 등단 이후 줄곧 문단과 독자들에게 강렬한 독서 체험을 선사해준 작가 한강의 『검은 사슴』이다.

    온 감각을 동원해 존재의 심연에 자리한 고통을 세밀하게 그려낸 『검은 사슴』(1995)은 1993년 등단 후 꼬박 3년간 집필에 몰두해 완성한 첫 장편소설로, 치밀하고 빈틈없는 서사와 깊은 울림을 주는 시적인 문장들로 출간 당시 “한 젊은 마이스터의 탄생을 예감케 한다”(문학평론가 서영채)는 찬사를 받았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검은 사슴’은 깊은 땅속, 좁다란 바위틈에서 살아가는 환상 속 짐승이다. 아름답고 단단한 뿔과 뾰족한 이빨을 지닌 이 짐승의 소원은 평생에 단 한 번이라도 하늘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광부에게 바깥으로 나가는 길을 알려달라 하자, 광부는 그 조건으로 검은 사슴의 뿔과 이빨을 뽑아간다. 간절하게 햇빛을 원할수록 더욱 깊은 어둠 속으로 굴러떨어지고 마는 검은 사슴의 삶. 이는 곧 소설 속 인물들의 삶과 닮아 있다. 어느 날 한낮의 도심에서 발가벗은 채 도로를 달려나가던 한 여자가 사라지고, 그녀를 알고 있는 두 남녀가 몇 가지 단서만 손에 쥔 채 그녀를 찾아나선다. 『검은 사슴』은 그 여정에서 각자가 대면하게 된 저마다의 깊은 심연을 음울히 비춘다. 다시 세상 밖으로 돌아나오지 못하더라도 심연 속으로 발을 내딛는 인물들의 여정에서 우리는 역설적으로 어둠이 아닌 빛을 따라가는 경험을 하게 될지 모른다.



    *



    소멸과 허무 그리고 슬픔으로 충만한 한강의 소설은 한사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고개를 돌려 지나온 시간의 갈피에 묻어두고 온 흔적들과 대면하기를 요구한다. 그녀의 첫 장편소설이자, 의심할 바 없이 90년대 문학이 거둔 가장 뛰어난 성과물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검은 사슴』은 개인적 상처와 시대적 상처가 만나는 과거의 한 지점으로 자맥질해들어가는 영혼의 표류기이다. 망각과 기억의 좁은 협곡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깊고 어두운 심연으로 내려가는 작가의 모험에서 우리는 역으로 동터오는 다음 세기 우리 문학의 밝은 내일을 확신하게 된다. _남진우(시인, 문학평론가,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



    한강이 응시하는 곳에는 높고 거대하고 화려하고 시끄러운 것들이 있지 않다. 그는 낮고 작고 누추하고 조용한 것을 끈질기게 따라가서 그것들을 깊이 있게 만들고 끝내 그것들을 긍정하고야 만다. 따뜻하게 감싸안고 달콤하게 위로한다는 뜻이 아니다. 세계의 어둠을 환멸과 체념으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긴장과 고투로 대결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치열하지만 따뜻하지 않고, 화해롭지 않지만 다행스럽다. 『검은 사슴』은 (…) (세계의) 혹독함이 (인간의) 존엄함으로, 우울이 정념으로, 좌절이 용기로 변할 때까지 돌아서지 않는 소설이다. 인간의 연약함을, 연약함으로 인한 고통을 운명의 깊이로 전환하는 소설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이 그럴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고마워하게 한다. _백지은(문학평론가)



    ■ 책 속에서



    모든 사물들이 새롭게, 끊임없이 창조적으로 되살아오던 쾌감을 기억한다. 뷰파인더를 통해 보는 세상을 나는 사랑했다. 세상은 이전까지의 남루하고 갑갑한 껍질을 벗고 싱싱하게 살아 숨쉬는 육체로 나에게 육박해왔다. 그때마다 나는 기쁨에 떨었다. 그러나 그것은 무엇을 위한 기쁨이었을까. 나는 내가 찍기 시작한 사진들이 내 삶의 증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과연 무엇을 위한 증거였을까.(98쪽)



    명윤은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이라는 따위의 말을 믿지 않았다. 단지 멀리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의 고통이나 병이나 죽음을 알아낼 수 있는 힘조차 잃어버리고 말 만큼 무력한 것이 사랑이었다. 지금 의선이 어디에 있으며 어떤 상태인지 그가 전혀 알 수 없으며, 아무런 육체적 통증도 전하여지지 않듯이.(141쪽)



    한 사람의 정신이 폭발했을 때 그 사건은 얼마만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일까.(201쪽)



    그 어둠 속에서 나는 자랐고, 바로 그 어둠으로 인하여 나는 조금씩 강해졌다. 그 신령한 푸른빛에 익숙해지면서 어린 나는 투정하거나 심심함을 호소하는 대신 침묵하는 법을 배웠다.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것을 멈출 때 비로소 평화를 얻게 된다는 것을 나는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321쪽)



    세상에는 서서히 미쳐가는 사람들도 있는 거 아닐까요? 서서히 병들어가다가 폭발하는 사람 말예요. 줄기가 뻗어나가다가, 한없이 뻗어나갈 듯하다가, 그 끝에서 거짓말처럼 꽃이 터져나오듯이……(346쪽)



    나는 외로움이 좋았다. 외로움은 내 집이었고 옷이었고 밥이었다. 어떤 종류의 영혼은 외로움이 완성시켜준 것이어서, 그것이 빠져나가면 한꺼번에 허물어지고 만다. 나는 몇 명의 남자와 연애를 해보려 한 적이 있지만, 내가 허물어지는 것을 견딜 수 없어 그때마다 뒤로 물러서곤 했다. 나는 그들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다만 외로웠던 것뿐이었다. 그러니 새삼 그들을 더이상 사랑하지 않느니 마느니 하는 자책을 느낄 필요도 없었다. 나는 누구도 사랑할 수 없는 종류의 사람이었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뿐이었다. 그것을 똑똑히 알고 있는 바에야, 내 배반을 진작부터 명징하게 점치고 있는 바에야, 누구도 희생시키지 않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나는 징그럽게 차가운 인간이었다.(431쪽)



    나는 떠날 거야. 아주 멀리 갈 거라구. 소식 전하지 않을 거야. 세상 끝까지 갈 거야. 그때쯤 나는 눈이 멀어 있겠지. 목구멍도 말라붙어 있을 거야. 어떤 말도 나한텐 남아 있지 않을 거야. 그때에야 내 삶은 완전해질 거야. 완전하게 비어버릴 수 있을 거야.(4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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