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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회색 눈사람 (한국문학전집 022)

회색 눈사람 (한국문학전집 022)
  • 저자최윤
  • 출판사문학동네
  • 출판년2018-01-08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2-06)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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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윤의 소설에는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면서도 시대의 아픔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힘있는 섬세함이 깃들어 있다. 『회색 눈사람』은 표제작이자 데뷔 4년 차인 신인작가에게 동인문학상을 선사해준 「회색 눈사람」,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하나코는 없다」 외에 「아버지 감시」 「푸른 기차」 「그 집 앞」 「전쟁들: 집을 무서워하는 아이」 「그의 침묵」 「굿바이」 등 총 여덟 편의 대표중단편을 담았다. 시대와 개인의 극적 화해의 가능성을 아름다운 문학의 언어로 담아낸 그의 작품들은 오늘날은 물론 미래의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달할 것이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022

    최윤 대표중단편선 회색 눈사람



    최윤은 새로운 감각과 서정성으로 큰 주목을 받으며 강렬하게 문단에 등장했다. 그의 문장들은 객관적 현실에 존재하는 고통을 그대로 껴안고, 그것이 개인에게 당도하는 모습을 선명하게 그려냄으로써 독특한 정서를 만들어낸다. 최윤의 소설에는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면서도 시대의 아픔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힘있는 섬세함이 깃들어 있다.

    『회색 눈사람』에는 이 책의 표제작이자 데뷔 4년 차인 신인작가에게 동인문학상을 선사해준 「회색 눈사람」(1992), 그리고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하나코는 없다」(1994) 외에 「아버지 감시」(1990), 「푸른 기차」(1994), 「그 집 앞」(2004), 「전쟁들: 집을 무서워하는 아이」(1996), 「그의 침묵」(1993), 「굿바이」(1999) 등 총 여덟 편의 대표중단편을 담았다.

    이 작품들은 자신을 둘러싼 공간, 나아가 자기 자신마저도 낯설고 두려운 존재로 만듦으로써 우리가 서 있는 일상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인간 존재의 근원적 불안을 자극하기 위함이 아니라, 세계와 인간의 관계 맺음을 치우침 없이 포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용된다. 최윤은 그의 작품들을 통해 인간이 세계 또는 다른 인간과 단절되거나 분리되어 있지 않고,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역설한다. 인간 존재의 가장 내밀하고 약한 부분을 찾아내고야 마는 그의 치밀함은 위압적인 세계에서 개인이 치유될 수 있는 길을 차근차근 찾아나간다. 그럼으로써 개인의 상처를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공동체의 연대자로서 온전히 존재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시대와 개인의 극적 화해의 가능성을 아름다운 문학의 언어로 담아낸 그의 작품들은 오늘날은 물론 미래의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달할 것이다.



    *



    역사적 사회적 현실에서 상처받은 개인은 어떻게 치유의 심연으로 내려갈 수 있을까? 개인과 그가 속한 공동체가 더불어 치유될 수 있는 가능성을 탐문하는 상상력의 행보는 어디에 있을까? ?회색 눈사람?을 비롯한 여러 소설에서 작가 최윤은, 상처를 ‘사회화된 내면’으로 형상화하는 방식에 상상적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상처를 입었을 때 자기 가슴을 먼저 치유하기보다 상처 준 원인부터 깊고 넓게 헤아리면서 치유해나가고자 하는 서사 윤리가 정녕 웅숭깊다. 그런 치유의 시학을 통해 개인 안에 사회성을 효과적으로 담았다. 몸과 가슴의 상처에 즉자적으로 호들갑을 떨지 않고 그 상처의 방향을 냉철하게 응시하는 시선에서, 우리는 최윤 문학의 장기를 거듭 발견하는 기쁨을 누린다. _우찬제(문학평론가, 서강대 국문과 교수)



    소설은 발견의 형식이기에, 소설가는 종종 모험가나 여행가에 비견된다. 문학의 본분 중 하나가 탐구에 있다면, 질문을 던져야할 소설가가 ‘나의 신원을 만든 바탕과는 무한히 다른’ 환경과 사람을 갈구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외계인의 시선을 말하는 작가는, 그 시선이 세상에 대한 실망과 폄하, 혹은 오만과는 ‘오히려 반대’라고 단언한다. 작가에게 외계인-되기는 세계를 치우침 없이 포착할 수 있는 방법이자, 세계와 함께하고자 하는 결연한 각오이다. _차미령(문학평론가,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 책 속에서



    나는 가끔 희망이라는 것은 마약과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것이 무엇이건 그 가능성을 조금 맛본 사람은 무조건적으로 그것에 애착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희망이 꺾일 때는 중독된 사람이 약물 기운이 떨어졌을 때 겪는 나락의 강렬한 고통을 동반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그 고통을 알고 있기 때문에 희망에의 열망은 더 강화될 뿐이다. 김희진이 도착하던 날, 그녀의 피곤에 지쳐 눈 감긴 얼굴을 쳐다보면서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도 모르게, 그 성격을 규정하기 어려운 희망이란 것에 감염되었음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은 어떤 형태로든 일생 동안 나를 지배하리라는 것도.(「회색 눈사람」, 48~49쪽)



    무수한 사람들이 그의 뒤에서부터 걸어와 그의 앞 저쪽으로 멀어져가고, 기차 안에서 바라보는 먼산의 나무들처럼 앞에서 다가온 사람들은 그를 스치고 사라져버린다. 그는 걷는다, 충무로에서 명동 쪽으로, 명동에서 퇴계로 쪽으로, 퇴계로에서 서울역 쪽으로. 가끔 그의 운동화 뒤축을 밟으며, 거칠고 무딘 표정으로 그의 어깨에 부딪쳐오는 사람들, 앞을 보고 빨리 걸으며 어떤 사건에도 무심하게 그만큼 빨리 멀어져가는 사람들, 가족과 돈과 탄생과 죽음에는 이의가 없이 감격하며, 이권과 권력과 민족과 핏줄에 대해서는 세 줄을 넘지 않는 논의 끝에 무조건 동의하는 사람들, 선과 악, 상과 하, 전과 후, 안과 밖에 대해 불변의 지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 그는 그를 스쳐지나가는 그 많은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들을 사랑하지도 않는다.(「푸른 기차」, 160~161쪽)



    우리가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더라. 그래 사막에서였지. 상징이 아닌 사막 말이야. 그사이 삼 년밖에는 안 흘렀지만 네가 나를 길에서 만난다면 아마 나를 알아보지 못할지도 몰라. 아마도 너와의 마지막 재회로 인해 내 얼굴에는 때 이른 황혼이 둥지를 틀고, 대책 없는 고심은 내 몸의 곳곳에 흔적을 남겼어. 그것이 오로지 나만의 것이라 다행이라 할까. 그러나 이런 흔적은 잔잔한 수면 위에 떨어진 조약돌의 파문처럼 옆으로 옆으로 둥글게 원을 그리며 마을로, 도시로, 대륙 전체로 지구와 우주 저 너머까지 퍼져간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알지. 누구나가 하는 작은 행동이 저 대양 건너편에서 이루어내는 일을 아무도 확인할 수는 없지만 무언가는 늘 언젠가 일어나고 있는 거야.(「그 집 앞」, 1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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