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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두 번 사는 사람들

두 번 사는 사람들
  • 저자황현진
  • 출판사문학동네
  • 출판년2017-04-11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1-17)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모바일에서만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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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처 다 알기도 전에 과거가 되어버리는 가차없는 세계,

    그 복판을 향해 느리게 태어난 사람들이 격발하는

    ‘삶’이라는 뜨거운 한 발!



    『죽을 만큼 아프진 않아』로 제16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한 황현진의 신작 장편소설 『두 번 사는 사람들』이 출간되었다. 황현진은 등단작부터 “정말 하나같이 매력적인 캐릭터들”(문학평론가 류보선),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소설가 윤성희)라는 평을 들으며, 소설 속 인물들의 ‘살아 있음’을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그려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다. 그리고 오랜 시간 예비해온 두번째 장편소설 『두 번 사는 사람들』을 통해 세계를 살아가는, 혹은 살아낸 사람들의 ‘누구도 같을 수 없는 삶의 드라마’를 감정의 과잉 없이도 가슴 저릿하게 펼쳐 보인다.



    “더 크게 울어라, 제발 더 크게, 더 오래 울고 또 울어라.”



    1979년 10월 26일, 두 명의 박정희가 죽는다. 김재규의 총탄을 맞고 쓰러진 1917년생 남자 박정희의 육신, 그리고 1960년생 여자 박정희의 영혼이 바로 그것이다. 소설은 이 두 박정희의 죽음에서 시작해 1960년생 여자 박정희가 낳은 딸 ‘구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구구의 아버지 조금성은 아내 정희의 육신마저 떠나보내고, 홀로 하숙집을 꾸리며 억척스레 구구를 키워낸다.

    금성의 하숙집에는 저마다 남다른 이야기를 지닌 인물들이 큰 물줄기로 흐르는 시내처럼 자연스레 모여든다. 삼시 세끼 홍시만 먹고 사는 홍시 할머니, 한전에서 근무한 금성의 이력을 빌려 컬러텔레비전을 만드는 공장에 취직한 기욱, 기욱의 애인 순점, 운동권 청년 용태, 부잣집 아들 같지만 어딘가 수상한 만수가 바로 그들이다. 하숙집 한지붕 아래 부대끼며 서로의 상처를 돌보는 이들이지만, 처음 하숙집에 흘러들어올 때의 모습이 달랐던 것처럼 현실을 마주하고 극복해가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금성의 이력을 빌린 것이 화근이 되어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 기욱, 사산아를 낳고 하숙집을 떠나게 되는 순점, 그리고 “대통령이라고 죽이지 못하겠느냐” 하는 날 선 결심으로 총을 꺼내 드는 용태까지……

    어쩐지 불운하고 불행하게 느껴지는 삶의 굴곡들이지만, 움푹 팬 상처의 이면으로 어느새 새살이 돋아나는 것처럼 황현진은 이들의 삶을 결코 불운하거나 불행해지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오히려 한 번 죽고 나서야 또다른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삶의 비의’를 넌지시 드러내 보여준다. 소설이 구구를 중심으로 한 삼대의 이야기라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째보와의 ‘혼인 불가’를 선언한 뒤로 졸지에 여성운동가가 되어버린 금성의 어머니 김말녀와, 쪼다이지만 마음만은 선량한 금성의 아버지 조복남. 고무공장 직원이지만 투전판으로 출근하는 일이 많았던 정희의 아버지 박두남과, 그의 첫번째 아내가 운영하는 미장원에서 일하던 정희의 어머니 두자. 그리고 조금성과 박정희에서 구구로 이어지는 삼대의 이야기는 수난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통과해낸 자들만이 지닐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 번 살고 죽는 게 삶인데,

    마치 한 번 살다가 죽을 것처럼 살아가려니 불편합니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 스스로도 고백했듯이, 어쩌면 우리는 “여러 번 살고 죽는 게 삶인데, 마치 한 번 살다가 죽을 것처럼 살아가려니 불편”한 삶을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삶의 무게에 비례하는 삶의 비의를 발견해낼 수 있다면 덜 고통스럽겠지만, 그럴 수 없기에 또다른 삶을 예비하고 맞이해야 하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온 생애를 기억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구구는 정희의 뱃속에서 있었던 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 “차라리 사고라도 난다면” 하고 중얼거리던 엄마의 목소리나, 세상 밖으로 처음 나왔을 때 의사가 했던 “살렸어”라는 말을 구구는 마음속에 간직한 채 자라난다. 보르헤스나 마르케스의 ‘환상적 리얼리즘’을 연상케도 하는 이런 마술적인 설정은, 역설적으로 단 한 번의 삶을 사는 인간 존재의 한계를 뚜렷하게 드러낸다. 구구는 바로 저 “살렸어”라는 말 때문에 잠시나마 자신이 죽어 있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어쩌면 엄마도 자신의 태어남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을 깊은 상처로 간직한 채 살아가야 했던 것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르고 내일의 나도 예측 불가”이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삶을 잊은 채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너무 많은 것을 기억하고, 너무 많은 것을 잊지 않으려고 애쓰기 때문에 삶이 고통스러운 것은 아닐까.

    황현진은 두세 번씩 읽고 싶어지는 아름답고 시적인 문장들로 ‘누구 하나 똑같지 않은’ 인물들의 모습에 마땅히 그러할 수밖에 없었던 정당성을 세심하게 부여해준다. 그러니 황현진의 소설 속에서라면, 어떠한 인물도 어떠한 삶도 오래 머물러 있고 싶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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