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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러브 레플리카

러브 레플리카
  • 저자윤이형
  • 출판사문학동네
  • 출판년2016-02-05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1-17)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모바일에서만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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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난다.

    시간을 되감는 일은 어둠이 선사하는 환상 속에서나 가능하며

    우리는 어떤 곳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다.”




    윤이형이 변신중인 듯하다. 이 우주와 다른 법칙이 지배하는 세계로 우회하였던 그가 지구의 중력 속을 걷고 있다. (……) 이 소설에서 마침내 가장 선명하게 마주하게 되는 것은 인생을 통틀어 가장 날카롭고 무거운 관계들과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는 어둡고 뜨거운 눈물이다.

    _백지은(문학평론가)





    윤이형 소설의 자장에 가해진 ‘지금 여기’라는 중력



    국내 굴지의 문학상 후보로 거듭 거론되며 한국 문단의 중심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는 소설가 윤이형의 세번째 소설집 『러브 레플리카』가 출간되었다.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인간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꼼꼼하게 응시하면서 그 치유의 대화적 지평”(우찬제)을 모색한 『셋을 위한 왈츠』(2007), “견고한 현실의 장벽에 대응하여 환상의 공간을 한껏 확장시키는 모험의 서사”(백지연)를 펼친 『큰 늑대 파랑』(2011) 이후 꼭 5년 만에 묶어낸 단편들이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발표된 총 8편의 수록작 중에는, 제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 「쿤의 여행」, 제6회 젊은작가상과 제5회 문지문학상 수상작 「루카」 등 일찍이 그 탁월함을 인정받은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어 더욱 기대를 모은다.

    그간 짧지 않은 공백기를 거치며, 윤이형의 집요한 시선은 ‘지금 여기’에 맺히게 된 듯하다. 언제부턴가 윤이형 소설의 주요한 특징으로 자리잡았던 SF적 상상력은 이제 작품을 이끌어나가는 도저한 사유의 실마리로서 삽입된다. 그리고 작가는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포착되는 미묘한 순간들, 인간 내면의 사소한 변화들을 따라가보는 일에 그 어느 때보다 몰두하고 있다. 지금까지 독자들은 윤이형의 소설을 읽고자 마음먹을 때면 기상천외하고도 잔혹한 ‘윤이형 월드’로 튕겨나가기 전에 저도 모르게 정신의 안전벨트부터 채웠을 터. 그런 우리에게 현실이라는 지면에 최대한 가깝게 저공비행하는 윤이형의 이번 소설집은 또다른 의미로 신선함을 안겨준다.

    이번 소설집에서 윤이형이 앞으로의 작가 인생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말한다면 과장일까. 근작들의 빛나는 성과와, ‘윤이형 소설이 달라졌고 더 깊어졌다’는 문단의 술렁임을 목도하고 있으니, 이 추측에 좀더 힘을 실어 이야기해도 좋을 듯하다. 『러브 레플리카』는 오랜 공백을 깨고 등장한 윤이형의 새로운 행보, 그 시작을 수록하고 증거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우리는 서로 같을 수 없고

    어떤 일들은 그저, 어쩔 수 없다

    윤이형 소설만이 복제해내는 그 기이한 온기




    윤이형은 곳곳에 묻혀 있던 어떤 해명되지 않는 순간들을 느닷없이 건져올리고는 그것을 철저히 사수하는 방식을 통해 그 순간들이 정말 부질없기만 했는지를 묻는다. 어떤 순간들은 왜 이렇게까지 보존되어 우리에게 전해질까. 잘 모르겠는 그 순간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달을 때 밀려오는 슬픔과 그럼에도 “어떤 일들은 그저 어쩔 수 없”다고 여기면서 계속해서 살아갈 때 다져지는 안심이 공존하는 기이한 정서를, 윤이형의 소설은 왜 자꾸 남길까. 이 부정교합의 감정은 어디에서 오는가. _양경언 해설, 「가망 없는 세계의 사랑」

    표제작 「러브 레플리카」는 수록작들 중에서 현실과 가장 가까운 고도에 위치해 있다. 소설은 자신에게 이는 혐오감을 혼자 견디기 버거웠던 거식증 환자 ‘이연’과, 그녀가 고백한 상처에 몰입한 나머지 그것을 자신의 경험으로 복제하기에 이르는 허언증 환자 ‘경’ 사이의 일을 그린다. 굳게 신뢰하는 누군가에게 나의 모든 것을 보여준 뒤 그 사람의 옆얼굴을 올려다본 순간 그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음을 눈치챘을 때의 당혹감, 들여다보면 볼수록 내가 알던 그 얼굴이 점점 나 자신의 얼굴로 굳어가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을 때 엄습하는 불안감이 소설을 읽는 우리를 지배한다. 작품의 말미에 이르면 나 또한 누군가의 복제품(replica)이 아닌지 의심되고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하며, 믿을 수 없는 것들투성이 속에서 현기증마저 느껴진다.

    그 어지럽고 몽롱한 감각은 이번 소설집의 곳곳에서 다시금 전달된다. 「대니」는 안드로이드 베이비시터인 ‘대니’가 홀로 힘겹게 손자를 돌보는 할머니에게 갖게 된 아름다운 감정의 기원을 서서히 밝혀내면서 그 감정이 사용자의 불순한 개입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회수하지 않는다. 「굿바이」는 육체가 안겨주는 치욕을 감당하면서도 생을 이어나가려는 한 임신부와, 생보다 숭고하게 여기는 이상을 좇기 위해 본래의 육체를 되찾을 길을 단칼에 끊어버리는 기계인간을 대비시키면서 둘 중 어느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는다. 「핍」에서는 어른이라는 존재가 불시에 말소된 세계, 가상이라고 하기에는 세부적인 것마저 너무나 현실적인 어떤 세계 위에서 방황하는 십대 소년 ‘핍’을 지켜보면서 손에 잡히지 않는 그 세계의 정체에 대해 확언해주지 않는다.

    이렇듯 소설의 첫머리에서 시작된 의문은 소설이 끝나도록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 윤이형이 그간 드러내왔던 비관적 세계관을 떠올려보면 그다운 결말이라 하겠다. 처음에 작중인물들은 그 의문들에 대해 고뇌하고, 나름의 해결책을 찾아내보려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그 무정한 세계 속에 살고 있으며, 그 사실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끝내 인정하고 만다. 「캠프 루비에 있었다」에서 감정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린’은 행성 개발사업에 고용돼 별의 원래 주인을 몰아내야 하는 상황에서 “나는 모르겠어. 당신들이 왜 사라지면 안 되는 건지. 사람들이 왜 당신들이 사라지길 바라는지. 왜 그 일을 그만두지 않는지. 당신들이 왜 그걸 추하다고 여기는지. 그리고 그러면서 왜 결국 사라지려고 하는 건지”라고 고백하지 않는가. 「엘로」에서 타인의 희생을 통해서만 마법의 힘을 되찾을 수 있는 얼치기 마법사 ‘마르한’은 끝내 마법을 포기하고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평범한 인간으로 살기로 결심하지 않는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체념 섞인 인정으로부터 비로소 기이한 온기가 피어오른다. “괜찮아요, 자라지 않아도”(「쿤의 여행」), “어떤 일들은 그저 어쩔 수 없고 어떤 일들은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으며 함께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어떤 사람들과는 함께 살 수 없다. 그저, 그럴 수 없다”(「루카」)와 같은 문장들 또한 보여주듯이 말이다.



    윤이형은 그의 첫 소설집 『셋을 위한 왈츠』의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나보다 열심히 살지만 자꾸만 외롭고 자꾸만 행복하지 않은 당신들을 위한 이야기를 언젠가는 쓰고 싶다.” 그래서일까. 남겨진 그 의문들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가 때때로 느끼는 의아함과도 닮아 있다. 그렇다면 이 소설집에서 감지되는 그 기이한 온기는, 아무리 애를 써도 이 세계에는 ‘가망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를 바라보는 윤이형의 시선이 품고 있는 온도와 일치하는 것이리라. 그것은 오후의 강한 햇빛의 온도도 아니고, 반대로 한밤의 싸늘한 온도도 아니다. 저녁 무렵, 주변이 어두워지면서부터 슬슬 빛을 내기 시작하는 거리의 네온사인 만큼의 온기다. 그 세련되고 은은한 불빛과 윤이형 소설은 닮아 있다. 이것이 첫 소설집을 출간할 때부터 작가가 그려왔던 또하나의 윤이형 소설세계인지도 모른다.



    “윤이형은 상처와 불안과 결핍을 보고 반영하고 보듬는 다양한 전략을 갖고 있다. 그는 안일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그가 보는 것들을 성큼, 건너뛰지도 않는다. 예민한 감성과 남다른 통찰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형식의 진부함을 넘어서려는 젊은 작가다운 모색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가로서 그의 내적 성장과 형식적 확장을 따라가는 일이 즐겁다.”(박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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